개도 안 먹는 꽁보리밥 김병연 시인·수필가 오늘날은 별식이 됐지만 보리와 보리밥은 우리의 주곡이며 중요한 양식이었다. 봄철인 3․4월경에 이르면 양식이 떨어져 보리 수확을 애타게 기다렸다. 이 시기를 보릿고개라고 불렀다. 보리가 익을 때까지 산과 들을 헤매며 나무껍질을 벗기거나 나물을 캐다 먹으며 연명했다. 보리가 본격 수확되면 보리밥으로 가을까지 견디었으며 쌀 수확 후에도 부족한 양식을 메우기 위해 매일 보리밥을 먹었다. 보리밥은 쌀에 보리를 섞어 짓거나 보리만으로 지은 밥을 말하지만 거의가 꽁보리밥(보리쌀만으로 지은 밥)이었다. 1960년대에는 학생들의 도시락밥도 대부분 꽁보리밥이었다. 보리밥은 열무김치나 고추장에 비벼 먹거나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함께 먹으면 별미다. 그러나 보리밥을 먹으면 배가 쉽게 고프고 방귀가 잦았다. 꽁보리밥은 가난의 상징이었다. 보리쌀이 섞이지 않은 쌀밥은 설날이나 추석날 그리고 조상의 제삿날에나 먹을 수 있는 특식이었다. 그래서 필자의 어린 시절 꿈은 평생 쌀밥만 실컷 먹고 살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보리 생산량이 감소하여 쌀보다 드문 곡식이 됐고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하여 특별히 먹는 밥이 됐다. 보리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림을 하는 맏며느리는 인기가 없다. 잘하면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못하면 욕만 먹는다. 따로 사는 동서들은 가끔 들르니 잘할 수도 있고 형님 잘못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이것이 주인과 손님의 극명한 차이다. 만약, 먼 장래를 위한 노력이 오늘을 잘살기 위한 노력보다 못하다면 분명 손님이다. 20세기 중반까지 손꼽히던 경제대국 아르헨티나는 인기정책만 남발하다 나라경제가 파탄이 났다. 1941년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는 세계 5대 경제강국이었다. 페론이 대통령이 되면서 아르헨티나는 순식간에 빈국(貧國)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졌다. 페론은 1943년 육군 대령으로 군사 쿠테타에 가담하여 노동부 장관을 하면서 노동조합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고 급기야 노동조합을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페론이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노동자에게 더 많은 임금과 더 많은 휴식과 더 많은 사회보장제도를 제공하는 정책이었다. 이런 공약에 열광한 노동자들이 대거 페론을 지지하면서 페론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런 페론의 정책이 풍부한 농업자원과 광활한 영토를 갖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빈국으로 추락시켰다. 우리나라가 세계과학기술의 요람이 되고 경제대국과
자살, 칭찬으로 줄일 수 있다 김병연 시인·수필가 한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칭찬이 동물을 춤추게 하는 데, 사람이야 오죽할까. 누구나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이가 어릴수록 칭찬을 들으면 더 기분이 좋아지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든다. 그래서 초등학교 학생에겐 점수를 후하게 주기도 한다. 칭찬 속에는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엔도르핀이 다량 들어 있다. 칭찬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는 데 대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자주 칭찬을 받는 학생이 그렇지 못한 학생보다 학업 성적이 월등히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칭찬은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성인에게도 더 할 나위 없는 영약이다. 직장에서 '참 잘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와 같은 칭찬 한마디는 더 없는 피로회복제이고 활력소이다. 아마도 한마디 칭찬에 고무되어 더욱 열심히 일할 터이니 돈 안들이고 능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만한 것이 드물다. 칭찬의 힘은 의외로 강하다. 칭찬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칭찬에 갈증을 느낀다. 그렇다고 모든 칭찬이 가치
시기심을 버리자 김병연 시인·수필가 시기심이란 남이 잘되는 것을 배 아파하는 마음이다. 지구촌에서 시기심이 없는 인간은 아마도 예수님을 제외하고는 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예수님을 제외하고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시기심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마음의 화평은 육신의 생명이나 시기는 뼈의 썩음이니라. 잠언 14장 30절 말씀이다. 시기심은 사회와 가정 그리고 교회와 성도, 모든 인간관계를 무너트리는 핵폭탄이며 사탄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다. 시기심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남이 잘됐을 때 한턱내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축하해 줘야 된다. 이 글을 쓰면서 지난날을 되돌아본다. 나는 얼마나 남과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살았고, 남이 잘됐을 때 한턱내기를 바라지 않고 내가 먼저 축하해 줬는가를 말이다. 나도 몇 년 전까지는 남보다 경제적으로 우월하게 살기 위해 비교하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비교하지 않고 산다. 왜냐하면 인간의 욕망은 아무리 채워도 끝이 없기 때문이다. 옛날 지게보다 오늘날 자가용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자가용 한 대 없고, 한 켤레에 천 원짜리 상표 없는 양말을 신고, 만 원에 넉 장짜리 속
부패척결과 선비정신과 소신 김병연 시인·수필가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며 세계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고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이지만, 청렴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22위라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국민의 봉사자로서 마땅히 청렴해야 할 공직자나 정치인들이 뇌물을 받아 챙기고 비리가 들통나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혐의를 부인하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며, 판검사와 관료들은 현직이 전직에게 전관예우를 해주고 현직들도 퇴직 후 전관예우를 받아 떼돈을 번다. 비리백화점이라 할 수 있는 부산저축은행 사태도 전관예우와 공직비리가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수백만원의 돈을 비권력자가 받으면 대가성이 있고 권력자가 받으면 대가성이 없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부패를 적발하고 처벌하는 일은 끊임없이 계속돼야 하지만 그보다 급한 것이 예방이다. 부패행위를 감시하고 방지하는 완벽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부패척결은 필수이며 특히 공공부문의 부패척결은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선비란 학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
전관예우금지법은 종이호랑이? 김병연 시인·수필가 대검 차장 출신인 J 감사원장 후보자는 과거 법무법인에서 7개월 간 일하면서 7억 원 가까이 보수를 받았다. L 대법원장은 대법관을 그만둔 2000년부터 5년 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수임료 수입으로 60억 원 가량을 벌었다. P 대법관은 2003년 8월 서울지법 부장판사로 퇴직한 후 22개월 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19억 원이 넘는 돈을 벌였다. Y 장관은 2007년 8월 금융감독원장을 그만둔 후 2008년 1월부터 로펌 고문으로 1년간 일하면서 연봉을 6억 원 받았다. L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로펌에서 15개월 간 고문으로 일하면서 4억9000만 원을 받았다. 전관예우의 실태는 인사청문회가 없었으면 알려지지 않았을 사안이다. 로펌 대표와 당사자 간 사적 계약이며 사건수임료처럼 가족에게도 안 알려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20~30년 공직생활을 2~3년 내에 보상받는다는 말이 정설이고, 관가(官街)에선 최소한 연봉이 3~4배 뛴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경제부처 고위관료 출신은 법조인보다는 낮지만, 역시 상당한 대우를 받는다. 영입 첫해에 차관급은 3억 원 이상, 장관급은 5억 원 이상을 받는다고
장수(長壽)와 저축(貯蓄) 김병연 시인·수필가 고대 그리스인의 평균수명은 19세였고, 16세기 유럽인의 평균수명은 21세에 불과했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발걸음을 떼기까지 보통 1년이 걸린다. 게다가 스스로 먹이를 취하거나 적으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지키고 2세를 출산할 수 있는 나이까지 성장하려면 최소한 15세는 되어야 한다. 원시시대의 평균수명이 20세 안팎이었다고 할 때, 인간이 생태계에서 적들로부터 생명을 지키고 종족을 보존하기에는 턱없이 불리해 보인다. 하지만 인간은 모든 동물과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았고 꾸준히 수명을 늘려왔다. 지금의 인류에게는 더 이상 생존을 위협하는 적은 인간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평균수명이라고 하는 통계숫자에는 전쟁이나 기아, 전염병 등으로 인한 인류의 집단 사망의 결과가 포함되었을 것이므로 평균수명과 인간 개개인의 수명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평균수명의 연장이라고 하는 것은, 한 인간이 건강하게 살다가 자연사하게 되는 최고치의 수명과 인간집단의 평균수명 간의 간극을 좁혀온 과정이라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장수의 염원을 품는 게 가능했다고 할 수 있으며, 고금의 역사가 말해주듯 인류의
“창피함”을 모르는 사람 김병연 수인·수필가 인간을 생물학적으로 보면 동물이지만 사회학적으로 보면 동물이 아니다. 인간을 동물과 구분하는 것은 이성(理性)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성을 잃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저것도 인간인가. 이렇게 말한다. 이성이란 진위(眞僞)·선악(善惡)·미추(美醜) 등을 식별하는 바른 판단력이 있는 높은 사고능력을 말한다. 동물은 창피함을 모르고 좋으면 무조건 하지만, 인간은 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창피함이 무엇인지 잘 안다. 옛날엔 창피함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절대다수였다. 하지만 요즘은 창피함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신에게 이익만 되면 무조건 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잔칫집에 5만원 부조하면서 아내와 다 큰 자식 두 명 등 네 명이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 때면 인간과 동물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각종 행사에서 인사말을 할 때 직원들이 써주는 시나리오를 앵무새처럼 읽어대는 관료들을 볼 때면 인사말도 못해 초등학생 국어책 읽듯 하는구나, 아무리 실력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게 아니고 로비 능력이 출중하고 관운이 좋아 그 자리에 올랐다고 하지만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길거리나 공
이혼은 불행이다 김병연 시인·수필가 필자의 어린 시절엔, 필자의 기억으론 사별은 있었어도 이혼은 없었던 듯하다. 하지만 지금의 이혼율은 미국이 1위이고 우리나라가 2위이며 이혼증가율은 우리나라가 1위이다. 우리나라의 이혼증가율은 2000년대 들어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이혼국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며, 앞으로 간통죄마저 폐지되면 이혼율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혼은 가정을 무너뜨리고 가정의 붕괴는 사회 문제와 국가 문제로 비화된다. 성경은 이혼을 금지하고 있지만, 사실 기독교인들도 이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성이 사회․경제적으로 지위가 향상되고, 시대․사회적 환경 변화와 더불어 부부관계가 종전의 제도․종속적 관계에서 우애적 관계로 바뀜에 따라 부부 간의 친밀감과 성적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다. 미국 교육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갈등과 이혼은 자녀 학업성취도의 가장 정확한 예측 인자이며 자녀가 직장생활을 어떻게 할지, 장차 빈곤층으로 살아갈지 부유층으로 살아갈지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
교육투자와 세계최고 수준의 대학 김병연 시인·수필가 2010년도 대학별 학생 1인당 연간교육비를 살펴보면 서울대 3344만원, 고려대 1468만원, 연세대 2047만원, 카이스트 3501만원, CHA의과학대 6864원이며 173개 4년제 대학의 학생 1인당 평균 연간교육비는 1056만원이다. 학생 1인당 연간교육비 1위인 CHA의과학대는 국내 최초의 노벨 의학상 수상과 세계 10대 의과대학 등극을 목표로 힘을 쏟고 있다. CHA의과학대는 획기적 교육투자로 1997년 개교 때부터 의대생 전원에게 전액장학금 지급, 기숙사입사 등 파격적 장학제도와 교수 1인당 학생수 5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2003년 1회 의학부 졸업생 배출 이래 현재까지 의사고시 100% 합격(현재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운영), 간호사고시 100% 합격이라는 경이적인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의료산업은 정보통신산업, 금융산업, 건강식품산업, 우주관광산업 등과 함께 21세기의 유망 산업이다. CHA의과학대의 획기적 교육투자가 인재들의 의학계 쏠림 현상과 맞물려 의료산업을 국부창출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발표된 제75회 의사고시 학교별 합격률을 살펴보면 서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