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미국 원자폭탄으로 피해를 본 히로시마 지역 피폭자 후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2심에서도 패소했다고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히로시마고등재판소(고등법원)는 이날 원폭 피해자 자녀인 이른바 '피폭 2세' 등 27명이 국가가 피폭 2세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국가에 1인당 10만 엔(약 94만원)의 배상을 요구한 소송에서 1심에 이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폭자와 피폭 2세는 원폭 방사선 영향에서 의학적·과학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다"면서 국가가 피폭 2세를 원폭 관련 의료비를 지원하는 원호(援護) 대상으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원고는 피폭자와 피폭 2세 간 지원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며 법 앞에 평등을 규정한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피폭자보호법'에 근거해 원폭 피해자에게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피해자 자손은 이 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앞서 나가사키 지역 피폭 2세 등도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최대 500만달러(약 71억5천만원) 현상금을 내걸고 북한의 정보기술(IT) 노동자의 해외 송출 및 돈세탁 등에 관여한 중국 및 러시아 소재 북한 IT 회사 관련 정보를 공개 수배했다.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정의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에 따라 북한 노동자 해외 송출, 돈세탁,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지원 활동 등에 대한 제보를 요청했다. 국무부가 찾고 있는 북한 업체는 중국 소재의 '옌볜 실버스타 네트워크 테크롤로지', 러시아 소재 '볼라시스 테크놀리지'다. 국무부는 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인 정성화, 실버스타 대표인 김류성, 블라시스 대표인 리경식을 비롯해 14명의 회사 대표 및 직원의 영문 및 한글 이름도 같이 공개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두 업체는 중국 지린성 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북한 IT 노동자 및 관리자를 파견한 뒤 이들을 프리랜서인 것처럼 속여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기업에 취업시켰다. 이를 통해 확보한 불법 수익을 세탁해 북한에 이익을 제공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2017년 4월부터 2023년까지 훔치거나 빌리는 등의 방식으로 확보한 수백명의 미국인 신분을 사용해 130여명의 북한 IT 노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것을 올해도 유지하기로 했다.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북한을 비롯해 쿠바, 이란, 시리아 등 4개국을 테러지원국으로 명시한 '2023년도 국가별 테러 보고서'를 공개했다. 국무부는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 김정남 독살 사건 등의 이유로 트럼프 정부 당시인 지난 2017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뒤 이를 유지하고 있다. 국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2017년 재지정 결정과 관련, "북한이 외국에서 발생한 암살 사건에 연루돼 국제 테러 행위를 반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1970년 일본 항공기 납치에 가담해 일본 정부가 수배 중인 적군파 4명이 북한에 계속 피신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북한은 국제 테러 행위에 대한 역사적 지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무부의 북한에 대한 이런 기술은 예년 보고서와 동일하며 북한의 테러 지원 활동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국무부는 북한은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으로 지난 1988년 처음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가 2008년 명단에서 제외한 바 있다. 테러지원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함께 개발해 온 확장현실(XR) 헤드셋이 내년 출시된다. 구글은 12일(현지시간) 이 헤드셋에 탑재될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XR'을 선보이며 삼성이 개발한 첫 번째 기기가 내년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XR 생태계 구축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지 2년여 만이다. 확장 현실을 의미하는 XR(eXtended Reality)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을 총망라하는 용어다.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이라는 코드명의 이 헤드셋은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기기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에 구글의 운영체제와 퀄컴의 칩이 장착된다. 기기에서 나오는 스크린 공간에 가상 콘텐츠와 앱이 배치돼 이용자는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하거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구글의 AI 모델인 제미나이 등과 대화하면서 현재 보고 있는 내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구글의 인기 앱들도 헤드셋에 맞춰 새롭게 재탄생된다. 유튜브와 구글 TV를 가상의 대형 화면에서 즐기고, 구글 포토는 3
(워싱턴=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의 개입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게 더 복잡해졌다면서도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종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타임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난 합의에 도달하고 싶고 합의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서 가자 전쟁과 관련해 "우리가 대화하는 중에도 중동에서 일들이 매우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난 중동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중동이 러시아-우크라이나보다 복잡하다고 생각하지만 해결하기는 더 쉬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적인 일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그럴 수 없다"면서 "우리는 어느 시점에 마주 앉을 것이며 난 그게 곧 이뤄지기를 바라는데 그렇게 되면 진행 중인 모든 일에 대해 말해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난 두 개의 주요 전선을 보고 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가 있고 이게(중동) 있다. 그리고 다른 문제들도 있다. 하지만 봐라. 북한이 개입하면 그건 매우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난
(자카르타=연합뉴스) 호주 정부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플랫폼 업체가 언론사들과 뉴스 콘텐츠 이용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당국이 직접 과금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호주 A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티븐 존스 재무부 차관 겸 금융서비스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호주에서 연 매출이 2억5천만 호주달러(약 2천296억원) 이상인 검색 엔진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회사는 뉴스 콘텐츠 사용 계약을 맺어야 하며, 계약을 맺지 않으면 내년부터 호주 정부가 직접 과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존스 차관은 이 정책이 연방 정부의 수익을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언론사와 인터넷 기술 기업들이 뉴스 이용료 계약 체결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플랫폼 기업과 뉴스 매체들이 거래를 진행하고 훌륭한 저널리즘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과금 방법이나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수백만 호주달러(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AAP통신은 구글의 알파벳과 틱톡의 바이트댄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메타가 대상이고, 엑스(X·옛 트위터)는 매출 기준이 미달해 대상이 안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일본 요코스카해군기지·서울=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한미 동맹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9일 일본 도쿄 인근 요코스카의 해군 기지에 정박한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혼란이 한미 동맹과 북한의 안보 위협 대응 등에 영향을 줄 것이라 보느냐"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와 대한민국의 관계는 철통같다(ironclad)"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와 같은 직위의 참모들과 합참의장 등 전구의 군 고위직들은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파트너와 교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국내적인 정치적 도전을 헤쳐 나갈 것이라 확신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언급하지는 않겠다"면서 "우리의 관계는 굳건하고, 우리는 계속 한반도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정치적 위기 속에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그런 것을 보지 못했다"며 "우리는 현 상황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계속
(서울=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에 전력을 기울이며 시리아를 방치하다가 지중해 진출을 위한 유일한 루트를 잃을 위기에 처한 러시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라는 늪에 빠진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대가를 치렀다' 제하의 기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은 사반세기(25년)에 걸친 집권 중 가장 큰 지정학적 좌절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중동 상황에 밝은 전문가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활동하는 중동 문제 전문가 안톤 마르다소프는 "그곳(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개입이 비용을 초래했다"면서 "그 비용은 시리아였다"고 말했다. 시리아 서부 해안 도시 타르투스에는 소련 시절인 1971년부터 존재해 온 러시아군 해군기지가 있다. 이 기지는 러시아가 지중해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막대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러시아군이 사용 중인 시리아 북서부 흐메이밈 공군기지도 리비아와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내 우방국에 군사적 영향력을 투사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해 왔다. 러시아는 2011년부터 시작된 내전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패망 위기에 몰리자 2015년 무력 개입에
(서울=연합뉴스) 러시아 연방 체첸 자치공화국의 수도 그로즈니 시내 쇼핑몰에는 한국 대중문화를 소개하는 K팝 카페 겸 레스토랑 '치코'(Chicko)가 있다. 매장엔 한국 드라마가 나오고 곳곳에 한글이 보인다. 김밥,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을 비롯해 K팝 앨범과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식당의 운영자인 스무 살 타바릭 카디로바는 체첸 수장 람잔 카디로프의 딸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치코를 소개하며 인권침해로 악명높은 카디로프가 성소수자(LGBTQ) 인권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방탄소년단(BTS)의 팬들을 위한 K팝 카페를 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카디로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중 한명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병력 수만명을 보내 러시아를 지원해왔던 인물이다. 2007년부터 체첸공화국을 통치한 카디로프는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에 충성하는 대가로 반대 세력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며 인권 탄압 논란을 일으켜왔다. 카디로프와 그의 보안군은 고문과 사법 외 살인, 특히 무슬림 국가에서 동성애 남성에 대한 잔혹한 숙청 등으로 비난받고 있다. 지난 4월엔 너무 느리거나 너무 느린 음악에 대한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당시 체첸 문화부 장관은
(워싱턴=연합뉴스)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미국 내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는 법률이 미국 법원의 합헌 판단을 받았다. 워싱턴DC 항소 법원은 6일(현지시간)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기한 안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중단토록 한 법률이 합헌이라고 결정하면서, 해당 법률에 대한 위헌 확인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중국에 모기업(바이트댄스) 본사가 있는 틱톡이 중국 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국가안보와 관련한 우려가 있다는 미 법무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중국 정부가 틱톡으로 하여금 미국인 데이터를 유출하게 하거나, 중국 정부가 미국인들이 틱톡을 통해 보는 콘텐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틱톡 측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미국 수정 헌법 제1조를 거론하며 모기업과 틱톡 앱 사용자의 기본권이 해당 법률에 의해 침해됐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틱톡 측의 재항고가 예상되기에 최종 결정은 연방 대법원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미중 전략경쟁 심화 속에 중국계 회사인 틱톡은 미국 내에서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미 의회를 통과한 틱톡 미국 사업권 강제 매각 법률은 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