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多難興邦 (다난흥방)의 자세로 김천소방서 황길석 중국인이 잘 쓰는 말 중에 '구동존이(求同存異)'가 있다. 이해가 맞는 일부터 우선 함께 하고, 이견(異見)이 있는 사항에 대해선 제쳐 두었다가 나중에 하자는 이야기다. 시험 볼 때 쉬운 문제부터 먼저 풀고, 어려운 것은 나중에 처리하라는 말과 같다. 지난해 북한의 도발이 이어졌고 연말엔 구제역(口蹄疫)까지 발생해 전국이 비상이다. 이런 난국 극복을 위해서는 다난흥방(多難興邦)'자세가 필요하다 다난흥방의 유래는 중국 진(晋)나라 때 '팔왕(八王)의 난(亂)'이 일어나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 북방 민족들은 독립해 나라를 세우고 황제는 잇따라 피살됐다. 그러나 당시 좌승상이던 사마예(司馬睿)는 건강(建康·지금의 南京)을 지키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에 조적(祖逖)과 유곤(劉琨) 등의 장수들이 사마예에게 제위에 오르기를 권하면서 "많은 재난이나 어려움은 우리에게 나라를 부흥시키고 공고히 하도록 격려해 주며(或多難以固邦國), 깊은 근심은 황제로 하여금 정세를 정확하게 보고 새로운 결심을 하게 한다(或殷憂以啓聖明)"고 했다. 여기에서 다난흥방이 나왔다. 중국인은 국난(國難)을 맞으면 곧잘 이 말을 쓴다. 20
누룽지와 숭늉을 즐겨보자 김병연(金棅淵) 시인·수필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밥을 지을 때 일정 분량의 물과 쌀을 가마솥에 넣고 불을 지펴 끓이다가 물이 거의 없을 때까지 뜸을 들여 밥을 지으면 으레 누룽지가 만들어졌다. 밥을 푼 후 밥솥 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에 다시 물을 붓고 푹푹 끓여서 숭늉을 만들어 먹었다. 이 같은 누룽지와 숭늉은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리 고유의 독특한 음식이다. 특히 무쇠 솥 밑에 장작불을 지펴 만들어진 누룽지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내고 농촌사람들의 후덕한 인심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또 숭늉은 한국의 커피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싶다. 근래 웰빙 바람이 불면서 다양한 음식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누룽지 오리백숙, 누룽지 닭죽, 누룽지 튀김 등 추억의 누룽지 음식들이 많은 사람들을 향수에 젖게 한다. 누룽지하면 숭늉을 빼놓을 수가 없다. 밥상에서 숟가락을 놓자마자 가족 모두가 숭늉을 마셨다. 토속적 향취가 넘쳐나는 숭늉, 그 숭늉이 언제부턴가 보리차로 대체되었다. 가정이든 식당이든 정수기로 정수한 물과 생수가 식수를 대신하고 있다. 때문에 토속적 향취가 물씬 풍기는 숭늉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숭늉의 구수한 맛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목사는 축출을 김병연(金棅淵) 시인·수필가 모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법원에서 명예훼손은 물론이고 간통죄나 사기죄 등 파렴치한 범죄로 처벌을 받아도 목사가 온전하게 목회를 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목사가 교인들로부터 신처럼 숭상 받거나 대리자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며 목회자의 권위를 우선시하는 구한말 선교사들의 근본주의적 신앙과 유교적 가부장제의 유산이 그대로 남아있는 한국교회에서 목사들의 지위가 거의 절대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목회자의 권위를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다수 교인들은 목사의 말씀과 기도가 아니면 천국에 가거나 부자가 되거나 성공할 수 없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수천 명 이상의 신도가 있는 일부 대형교회 목사는 오로지 자신의 능력만으로 교회를 성장시켰다는 오만에 빠져 있으며, 이 상태가 되면 교회 내 어떤 세력도 담임목사를 제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담임목사에게 반기를 들 경우 예배시간에 공개적으로 사탄이라는 저주스런 설교를 들어야 하며 얼마 후면 교인들의 이름으로 교회에서 축출되고 만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도들의 헌금이 교회가 아닌 목사를 위해 쓰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
인치주의 청산해야 김병연(金棅淵) 시인·수필가 대검 차장 출신인 J 감사원장 후보자는 과거 법무법인에서 7개월 간 일하면서 7억 원 가까이 보수를 받았다. L 대법원장은 대법관을 그만둔 2000년부터 5년 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수임료 수입으로 60억 원 가량을 벌었다. P 대법관은 2003년 8월 서울지법 부장판사로 퇴직한 후 22개월 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19억 원이 넘는 돈을 벌였다. Y 장관은 2007년 8월 금융감독원장을 그만둔 후 2008년 1월부터 로펌 고문으로 1년간 일하면서 연봉을 6억 원 받았다. L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로펌에서 15개월 간 고문으로 일하면서 4억9000만 원을 받았다. 전관예우의 실태는 인사청문회가 없었으면 알려지지 않았을 사안이다. 로펌 대표와 당사자 간 사적 계약이며 사건수임료처럼 가족에게도 안 알려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20~30년 공직생활을 2~3년 내에 보상받는다는 말이 정설이고, 관가(官街)에선 최소한 연봉이 3~4배 뛴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경제부처 고위관료 출신은 법조인보다는 낮지만, 역시 상당한 대우를 받는다. 영입 첫해에 차관급은 3억 원 이상, 장관급은 5억 원 이상을 받는다고 한다
KAIST 키워라 김병연(金棅淵) 시인·수필가 신문 보도에 따르면 KAIST가 미국 뉴욕시장의 요청으로 뉴욕시에 분교 설립을 추진한다고 한다. 그동안 일부 국내 대학이 미국 내 분교 설립을 추진했지만 제도적 어려움과 예산 낭비 문제 등으로 좌절됐던 만큼 뉴욕시장의 요청으로 추진되고 있는 KAIST 뉴욕 분교 설립은 매우 의미가 크다. 뉴욕시장은 학술 및 연구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을 갖고 있는 KAIST를 높이 평가하고, KAIST가 뉴욕시에 분교를 설립하게 되면 뉴욕시 소유의 부지와 자본을 제공할 것이라며 KAIST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부지와 자본을 뉴욕시에서 제공한다는 파격적 조건인 만큼 KAIST는 정부와 협의 후 분교 설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기대한다. 땅을 주고 필요한 돈을 주면서까지 KAIST에 분교 설립을 요청한 만큼 KAIST는 물론 한국 과학기술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다. KAIST는 한 때 교수의 월급을 서울대 교수의 5배나 주는 등 정부의 파격적 지원에 힘입어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고 미국․영국․캐나다 등의 명문대학 교수를 매년 배출하는 등 아시아 최고 수준의 이공계 대학으로 성
부부는 사랑보다 정(情)이다 김병연(金棅淵) 시인·수필가 창세기 2장 7절 및 22절에 따르면 하나님이 흙으로 아담(남자)을 만드신 후 아담의 갈빗대로 하와(여자)를 만드셨는데 그들이 인류 최초의 부부이다. 그 한 쌍의 부부가 낳은 자손이 지구촌에 무려 70억 명이나 된다. 필자도 한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지가 만 30년여가 되었다. 아내는 두 아이를 낳았고 잔병치레는 잦았지만 병원에 입원하는 일은 없었는데 지난해 9월 몸이 아파 청주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MRI 촬영 결과 다리뼈에 5cm 정도의 암은 아닌 듯한 종양이 발견되었다.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아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하여 다시 진료(MRI 촬영)를 받은 결과 암이라는 것이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연가를 내고 한 주일 동안 아내의 병간호를 하면서 나는 이렇게 기도했다. 성경을 통달하고 말씀에 충실한 후/ 선교에 크게 도움될 책 한 권 쓰게 하소서!// 아버님보다 나중에 죽게 하소서!/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게 하소서!// 자식들이 부모 없어도/ 아쉬울 것 없을 때까지/ 부부가 건강하게 살게 하소서!// 자식들이 하나님 사랑 안에서/ 웃음꽃이 지지 않는 삶을 살게 하소서!// 손자․손녀들은
정승같이 벌어 정승처럼 쓰는 사회를 김병연(金棅淵) 시인·수필가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쓰라는 말이 있다. 돈을 벌 때는 궂은일도 마다하지 말고, 번 돈을 쓸 때는 어엿하고 보람 있게 쓰라는 말이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돈을 제대로 쓰라는 가르침이다. 그런데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개같이 벌어서라는 대목이다. 개(犬)는 학(鶴)처럼 귀티가 나는 동물이 아니라 먹을 것이 있으면 똥구덩이에도 들어가는 동물이다. 그래서 옛날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개를 키워 아이의 똥을 개가 먹어 치우도록 했다. 그런 개처럼 돈을 벌라고 했으니 어찌 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돈을 벌라는 뉘앙스가 풍긴다. 이 속담이 생겨날 당시에는 경제상황이 어떠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못 먹고 헐벗은 상태가 아니었을까 싶다. 따라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변칙이나 무리한 행동은 용납이 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 사회만의 상황은 아니지만, 멀쩡하던 사람도 권한이나 권력이 있는 자리에 앉으면 부패하기 시작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부자가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방법으로 축재를 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뇌물, 급행료, 떡값, 촌지, 커미션
획기적 이공계 우대정책 꼭 있어야 김병연(金棅淵) 시인·수필가 서울대 공대 박사과정이 3년째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원인은 서울대 공대 박사과정을 마쳐봐야 카이스트와 포항공대 출신의 박사에 밀려 취업이 안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연간 5만 명의 공학사를 길러내는데 미국과는 경제규모가 비교도 안 되는 우리는 공학사를 연간 5만 명 넘게 길러낸다. 공학박사도 너무 많이 길러낸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졸업 후 갈 곳이 없고 기업은 주로 이공계 인재를 계약직으로 채용한다. 이공계 기피가 먹고 살만하면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런 상황과 맞물려 공부 잘하는 고교생들이 이공계 대학을 기피하고 의과대학으로 집중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하겠다. 정부는 그동안 이공계 인력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우수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2007∼2009년) 전국 국․공립대학에서 2만 명 가까운 학생이 이공계를 떠나는 등 이공계 이탈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불안으로 의대로 옮기거나 고시준비를 위해 학교를 그만두기 때문이다.
성금관리 투명해야 김병연(金棅淵) 시인·수필가 얼마 전 불우이웃돕기를 주관하는 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국민을 우롱하고 배신하는 행동으로 국민의 성금 참여를 멈추게 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허위문서 작성에 의한 공금유용, 친인척 거래, 성금분실 및 장부조작, 영수증 허위작성 등의 부정행위를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성금 비리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뿐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 것이 필자만의 기우였으면 좋으련만 앞으로는 성금을 내지 않겠다는 국민이 너무 많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IMF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으로 단합된 힘을 과시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우리 국민들이다. 전문 모금기관을 믿고 사랑의 열매를 달았으며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이제는 정성이 깃든 귀한 성금을 구경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전문 모금기관도 부정행위를 하는데 다른 기관이나 단체야 오죽하겠는가. 나라마다 어렵게 사는 사람은 있다. 누구나 잘 살기를 원하고 국가는 국민이 잘 살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사고나 천재지변 그리고 질병 등으로 목숨이나 재산을 잃거나 장애자가 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인간의 삶이다. 이들을 위해 십시일반으
망년회 문화 바꾸자 김병연(金棅淵) 시인·수필가 바야흐로 망년회(忘年會) 시즌이다. 망년회의 사전적 의미는 연말에 한 해를 보내며 그해의 모든 괴로움을 잊고 새해를 새로운 기분으로 출발하자는 모임이다. 최근에는 잊을 망(忘)자 대신 보낼 송(送)자를 써서 송년회(送年會)라는 단어가 쓰이기도 한다. 가난에 찌들어 어려웠던 시절에는 잊고 싶은 일이 많았던 만큼 잊을 망(忘)자가 적절했지만, 먹고 살만한 요즘에는 간직하고 싶은 일이나 잊어서는 아니 될 일이 더 많아 보낼 송(送)자를 쓰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12월로 접어들면서 학연, 지연, 혈연 또는 같이 근무한 인연 등으로 사흘이 멀다하고 망년회는 미리 정해진 절차에 의해 근무 시간이 끝난 저녁시간대에 어김없이 열린다. 음주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는 경향이지만 아직도 건배 또는 위하여 등의 건배사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최대한 절제하지만 그래도 한두 잔 음주가 불가피한 날이면 그런 날은 틀림없이 도로 곳곳에서 음주단속이 실시된다. 다행이란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으나 알코올 측정 수치가 낮아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경험 한두 번은 대부분 있었을 게다. 음주 후 괜찮겠지 하고